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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9일 300여명 보신각서 시위…정부 규탄
손실보상제 포함 및 고용유지지원 등 요구
전국 각지에서 코로나 이후 최대 규모 결집-----------------------------------------------------------------------------------------------------------
“여행업 종사자는 대한민국 국민도 소상공인도 아닙니까.”
지난 9일 서울 보신각 앞에서 여행인들의 울부짖음이 울려 퍼졌다. 여행업 종사자 300여명이 한 자리에 모여 한 목소리로 불합리한 정부 정책과 지원을 규탄했다. 코로나 이후 여행업계 최대 규모 결집이다.
뿌연 미세먼지도 여행인들의 애타는 외침을 막을 수는 없었다. 9일 오후 1시30분, 전국 각지에서 올라온 여행업 종사자들이 보신각 앞으로 하나둘 모이기 시작했다. 2시부터 시작된 본 행사에서 한국중소여행사연합회 함수일 회장은 “정부는 여행업을 지원해준다면서 지금껏 내팽개쳐 왔습니다. 언제까지 이 자리에 서 있어야 하는 건지 묻고 싶습니다. 여행업 종사자는 국민이 아닙니까. 제발 희망을 주십시오”라고 울분을 토했다. ‘굶어죽겠다 손실보상법 포함하라’, ‘여행업을 홀대하는 홍남기는 사퇴하라’와 같은 메시지를 담은 깃발이 힘차게 허공을 가로지르며 발언을 지지했다. 한국여행업협회(KATA) 오창희 회장은 “여행인들이 또 다시 모였다. 오늘의 목소리가 정부에 전해지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여행인분들 모두 함께 힘냅시다’라며 서로를 다독이는 피켓도 찾아볼 수 있었다.
이날 시위 참가자들은 ▲여행업 손실보상법 포함 ▲관광방역 예산 대폭 증액 ▲여행업 회복 시기까지 고용유지지원 연장 ▲여행업 홀대하는 홍남기 장관 사퇴 총 4개 사항을 요구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한 중소여행사 대표는 “정부는 코로나 피해를 지원하는 정책과 함께 위기에 놓인 업종을 위한 핀셋정책을 펼치겠다고 했다”며 “도대체 무엇이 해당되지 않기에 여행사는 매번 지원에서 제외되는지 묻고 싶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자가격리 의무화, 특별여행주의보, 사적 모임 제한 등 여행을 제한하는 정부의 정책에 가족을 포함한 100만 여행업 종사자들은 숨조차도 쉴 수 없다”는 호소도 이어졌다. 정부의 무관심과 불공평한 지원에도 ‘그동안 여행인들은 너무 착하게 참았다’는 자조적인 푸념도 현장 곳곳에서 들려왔다. 여행사 운영을 위한 최소한의 경비 지원, 여행업 세금 감면, 백신 접종 완료자 대상 단체여행 제한 완화 등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지난해 11월 단계적 일상회복이 시행되며 여행업에도 희망의 싹이 움텄다. 한 지방여행사 대표는 “생계를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면서도 새벽 3~4시까지 공부하며 여행 재개를 준비했다”며 “평생 몸담아온 좋아하는 일을 하니 피곤함도 모르고 정말 행복했다”고 회상하기도 했다. 하지만 오미크론 여파로 여행업은 또 다시 주저앉고 말았다. 여행시장 회복에 대한 희망이 부풀어 오르던 시기였기에 정부의 갑작스러운 해외입국자 자가격리 10일 의무화에 대한 상실감은 더욱 컸다. 이날 발언에 나선 한 지방 여행사 직원은 “여행사가 살아야 직원도 살 수 있다”며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고용을 유지하는 회사에 너무나 감사하면서도, 매출이 전혀 없는 악몽 같은 현실에서 벗어나 언제쯤 걱정 없이 정기적인 급여를 받을 수 있을지 막막한 기분이 든다”고 호소했다.
형평성 있는 지원을 요구하는 여행인 가족의 외침도 있었다. 창원에서 28년 동안 여행사를 운영해 온 부모님을 둔 한 학생은 “여행업을 모르는 대학생이 봐도 황당한 정부의 지원을 보며 자식으로서 한 마디 하고 싶었다”며 “하나뿐인 직원 급여도 줄 수 없고, 임대료조차 낼 수 없는 여행사의 현실을 정녕 모르는가”라고 현실을 꼬집었다. 이어 “평생 여행업에 종사해 온 부모님의 분노와 상실감을 헤아릴 수조차 없다”며 “형평성 있는 지원책으로 풍전등화에 놓인 여행사를 살려달라”고 말했다. 모두의 바람을 담은 종이비행기를 힘껏 날리며 1부는 마무리됐다.
여행인들의 발걸음은 청와대로 향했다. 차가운 바닥에서 일어나 세종사거리-광화문 교차로를 거쳐 청와대 사랑채 동측까지 행진했다. 한 시간 여의 행진을 마치고 청와대 앞에 도착한 시위대는 손실보상제 여행업 포함을 비롯한 4대 사항을 힘껏 제창했다. 여행업을 홀대하는 기획재정부 홍남기 장관을 규탄하기 위해 피켓을 박살내는 퍼포먼스를 마지막으로 세 시간에 걸친 집회는 마무리됐다. 한국중소여행사연합회 관계자는 “여행업에 대한 합당한 지원과 생존대책이 마련될 수 있도록 끝까지 행동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은지 기자 even@traveltimes.co.kr
출처 : 여행신문(http://www.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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