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 억눌린 해외 허니문 수요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혼인 건수는 매년 감소하고 있지만, 해외입국자 자가격리 조치 완화 등으로 수요가 몰릴 것이라는 기대다. 

연초부터 봄·가을 웨딩 시즌을 노린 허니문 기획전과 웨딩박람회가 이어졌다. 교원KRT는 '그래도 허니문' 기획전을 통해 몰디브, 하와이, 칸쿤 허니문 상품을 판매 중이며, 허니문여행사 팜투어는 주말마다 꾸준히 신혼여행박람회를 진행하고 있다. 이외에도 전국 각지에서 2월에도 웨딩박람회가 개최될 예정이다. 팜투어 관계자는 "지난해 10~11월 박람회 방문자 수가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회복했다가, 10일 자가격리가 발표된 12월3일 이후 1/10로 줄었다"며 "1월 들어서는 코로나 이전의 1/3 수준으로 소폭 회복세를 보였다"고 전했다. 

지역 선호도는 몰디브가 압도적이었다. 팜투어 관계자는 "지역별 예약 비중은 몰디브 80%, 하와이 15%, 칸쿤 등 이외 지역 5%"라며 "발리, 하와이, 유럽 순으로 인기였던 코로나 이전과는 달리 몰디브로 수요가 집중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프라이빗한 여행지라는 인식과 함께 코로나 전 약 130만원 선이었던 항공료가 현 시점 기준 70~80만원으로 하락했다는 점도 함께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다. 

예약 시기도 늦춰졌다. 기존에 허니문 상품은 일반 패키지와는 달리 반년 이상 앞서서 움직였지만, 코로나 상황의 불확실성으로 출발 임박 예약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요즘 봄 출발 예약 건수가 가을 출발 예약을 훨씬 앞선다"며 "봄 출발 고객은 격리 조치를 주시하고 있고, 가을 출발 고객은 그때쯤이면 여행이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예약하는 편"이라고 전했다. 

혼인 건수는 2012년 이후 10년 연속 하락세다. 통계청 인구동향에 따르면, 혼인 건수는 2012년 마이너스 성장으로 돌아선 이후 전년대비 적게는 0.6%, 많게는 7.2%의 감소율을 보여왔다. 코로나 사태가 시작된 2020년에는 21만3,502건(전년대비 -10.7%), 가장 최근 발표인 2021년 1~10월에는 15만5,660건(-10.1%)을 기록했다. 감소율이 두 자릿수로 껑충 뛰어 오른 셈이다. 

혼인 건수는 줄었지만 올해 허니문 수요가 일시적으로 급증할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기대도 있다. 한 허니문 여행사 관계자는 “경영난을 이겨내지 못하고 문을 닫은 허니문여행사들이 많아 수요가 몰릴 것이라 예상한다"며 "지난해 봄에 결혼한 부부들의 문의도 최근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 시국에도 실제 출발한 사례들이 이어지면서 분위기를 반전시켰다는 평가도 있다. 이미 다녀온 사람들의 후기가 안전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고 긍정적으로 작용해, 실제 예약에 이르는 선순환이 이어지고 있다는 의견이다. 또 다른 허니문 여행사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예약자 중 30%는 10일 격리를 감수하고서라도 허니문을 떠났다"라며 "'이미 비용을 치렀으니 가겠다', '인생에 한 번뿐인 허니문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라고 전했다. 

이은지 기자 even@traveltimes.co.kr / 출처 : 여행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