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항공‧여행업계에도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영공 폐쇄, 국제유가 상승 등으로 충격을 받은 가운데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여행 심리까지도 위축시킬 전망이다. 때문에 단계적 일상 회복으로 가는 길목에서 항공‧여행업계는 또 다시 노심초사하고 있다.

가장 먼저 타격을 입은 곳은 항공사다. 올해 초부터 국제유가는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항공유는 한 달여 만에 약 10달러 상승해 배럴당 110달러를 돌파했다. 지난해 2월 60달러대와 비교하면 두 배 가깝게 증가한 수준이다. 이에 따라 이미 유류할증료는 2월 6단계에서 3월 10단계로 인상됐고, 주요 외항사들도 최근 공시 운임을 1~5% 인상한 상태다.

유럽연합(EU)과 러시아 간 영공이 폐쇄된 것도 문제다. 유럽과 한국을 오가던 항공사들은 지난달 28일부터 운항을 취소하거나 러시아 영공을 거치지 않고 우회 운항하고 있다. 핀에어의 경우 우선 3월6일까지 인천-헬싱키 노선 운항을 중단했으며, 헬싱키-방콕‧푸켓‧싱가포르‧델리 등 동남아시아 노선은 러시아 영공을 피해 운항하지만 비행시간은 약 1시간 늘어났다. 에어프랑스KLM, LOT폴란드항공, 루프트한자독일항공 등도 당분간 우회 운항하기로 했다. 이처럼 항공사들은 코로나19 타격에 유류비 부담 증가, 우회운항으로 인한 운항 시간 증가까지 엎친 데 덮쳐 항공 운임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침공으로 인한 여러 제재가 장기화될 경우 여파는 여행시장에도 번질 것으로 보인다. 한 항공사 관계자는 “증가한 운항 시간과 운임 등으로 유럽 항공사들은 터키나 중동 항공사들에 비해 경쟁력을 잃을 수도 있다”며 “비용과 시간은 늘어나는데 연결성은 떨어지는 구조인데다 언제 또 다른 변수가 생길지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 소비자들의 심리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은 코로나19로 인한 출입국 및 거리두기 체제가 상당히 완화된 지역으로 여행업계는 영업 재개시 가장 빠르게 회복할 지역으로 유럽을 꼽았었다. 하지만 이렇게 하늘길에 변수가 생기면서 걱정에 빠졌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지금 당장은 해외여행 수요가 많지 않아 타격은 덜하지만 영업이 가능해지는 시점까지 침공으로 인한 국제 사회의 갈등이 장기화된다면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할지 모를 정도로 어려울 것 같다”고 토로했다.

한편 3월3일 기준 우리나라는 러시아 영공 통제 대상 국가는 아니다.

손고은 기자 / 출처 : 여행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