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출발 해외여행 재개를 위한 움직임이 분주하다. 지방 여행업계는 국제선 복원을 위해 관계부처에 호소하는 동시에 상반기 출발 전세기 상품을 준비하고 있다. 올해 여름부터 지방 여행시장이 조금씩 활기를 띨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기대도 나오고 있다.

사이판 노선을 중심으로 지방 하늘길이 열리고 있다. 에어부산(3월16일~)과 제주항공(3월30일~)은 부산-사이판 노선을 주2회로 증편 운항한다. 사이판은 여행안전권역(트래블 버블) 체결 지역으로 귀국 시 격리가 없다는 점과 여행자 PCR검사비 지원 등이 큰 역할을 했다. 기존에 지방 출발 국제선 운항이 주1회로 제한되면서, 부산 여행업계는 상품 구성 및 모객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번 사이판 노선 증편으로 인해 스케줄상의 약점을 보완해 부산 출발 사이판 여행이 한층 활성화되고, 여행심리 회복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무안공항도 국제선 재개에 시동을 걸었다. 현재 4~5월 출발 사이판 전세기 운항을 추진하는 단계다. 한 광주 소재 여행사 관계자는 "인바운드 없이 전세기 상품 고객만 출입국하는 조건으로 주2회씩 총 9회 운항을 계획하고 있다"며 "항공사 노선 신청을 거쳐 국토부와 질병관리청의 허가 절차를 밟을 예정"이라고 3일 말했다. 지방공항 국제선 재개의 가장 큰 난관으로 꼽히는 검역 인력 부족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이밖에도 5~6월 무안공항에서 출발하는 다낭, 치앙마이 전세기도 준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코로나 사태 이후 줄곧 닫혀있던 지방 여행시장이 꿈틀대기 시작한 데는 지방 여행업계의 적극적인 노력이 있었다. 에어부산 안병석 대표는 2월23일 정부세종청사를 방문해 중앙사고수습본부 해외입국반장과 김해공항 국제선 확대 및 검역 체계 정비, 해외 입국자 의무 자가격리 완화 등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에어부산은 더불어민주당(2월10일)과 국민의힘(2월25일) 부산시당과 연이어 ‘부산 항공·관광업계 정책간담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플라이강원 역시 양양공항 국제선 재개를 위해 강원도, 공항공사 등에 지속적으로 건의 및 협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플라이강원은 타이완, 필리핀 노선 운수권을 가지고 있어 양양공항 국제선 운항이 재개되면 바로 복항이 가능하다.

지역관광협회들도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제주관광협회는 제주상공회의소와 함께 '제주도 무사증 입국 재개 및 해외 입국자 대상 격리의무 해제를 위한 호소문'을 정부에 전달했다고 2월28일 밝혔다. "무사증 제도는 제주관광 활성화를 위한 전제조건이고, 외국인관광객 자가격리 면제는 필요조건"이라며 "보복소비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조속한 국제선 취항이 병행돼야 한다"는 게 골자다. 부산관광협회는 지난 1월 성명서를 내고 김해공항 국제선 노선 확대와 노선당 주2회 이상 운항 보장을 촉구하기도 했다. 

지방이라는 특수성으로 지역 여행업계는 골머리를 앓아왔다. 비교적 수도권보다 지방의 여행심리가 코로나 상황에 더 민감하기 때문이다. 한 부산 소재 여행사 관계자는 "입국 시 격리 해제 등의 조건만 갖춰진다면 바로 재개할 수 있도록 준비를 마친 상태"라며 "코로나 확산세가 3월 정점을 찍고 안정세에 돌입할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고객 문의도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올 여름을 여행시장 회복의 기점으로 조심스럽게 내다봤다. 국내 골프장 포화 등을 지적하며 지방시장 역시 골프여행부터 물꼬를 틀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정부·지자체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도 호소했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전세기는 모객이 부진할 경우 여행사가 손해를 안고 가야하기 때문에 사실 여행사 입장에서 도박이나 다름없다"며 "지방공항 발전과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행정적인 차원에서 아웃바운드 업계를 지원해 달라"고 말했다. 또 "그동안 지자체 지원은 인바운드에 치중돼 있었는데, 인아웃바운드를 아우르는 지원이 마련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공항공사는 단계적인 국제선 재개와 함께 모객 지원을 위한 인센티브 시행, 노선별 프로모션 및 홍보 등 지원책을 통해 항공 수요를 촉진하겠다는 방침이다. 한국공항공사 관계자는 “지난해 11월 수립한 '지방공항 국제선 재개를 위한 종합계획'대로 국제선 재개 즉시 지방공항을 활성화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인 단계”라고 밝혔다. 

이은지 기자 / 출처 : 여행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