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의 한국 입국 절차가 완화되고 있지만 인바운드 회복은 먼일이다. 도착 후 PCR검사 등 입국 정책이 다른 국가에 비해 여전히 까다롭고, 호텔·차량 등 국내 관광 인프라 정비도 시급하다. 하반기 이후에나 인바운드 시장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높다. 

4월1일부터 46개 국가의 무사증·사증면제 입국이 재개됐다. 2020년 2월 코로나19 여파로 무사증 입국 제도를 중단한 이후 가장 큰 규모의 동시 완화다. 이에 따라 무사증 입국 대상은 총 96개국으로 늘어나 코로나 이전 수준(112개국)에 가까워졌다. 

무사증 입국이 시작됐지만 지금 당장 효과는 제한적이다. 주요 인바운드 여행사들은 고객 문의를 바탕으로 시장 회복 시점을 하반기 이후로 내다봤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국내 확산세가 지속되면서 외국인들의 한국 방문심리가 다소 위축돼 있다”며 “입국 조건도 까다로워 고객들 사이에서 현재는 한국이 메리트가 없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관광비자 발급조차 불가능한 국가들도 있다. 또 다른 여행사 관계자는 “현재 필리핀, 베트남 등 국적 외국인은 비즈니스·가족 방문 등 필수 목적을 제외하고는 비자가 아예 나오지 않는 상태”라며 “6월1일부터 한국 대사관에서 관광 비자를 발급한다는 소문이 있지만, 발급 후에도 인바운드 재개까지 시간이 소요되니 보다 속도를 내줬으면 한다”고 하소연했다.

PCR검사에 대한 부담도 여전하다. 단기체류외국인의 경우 입국 1일차에 인천공항 코로나19 검사센터 또는 의료기관에서 PCR검사를 시행해야 한다. 예방 접종 완료자를 대상으로 입국 후 격리를 면제하고, 인천공항 검사센터 기준 검사 비용을 8만원으로 인하(기존 최대 18만원)하는 등 제한조치를 완화하고 있지만 입국 전후 코로나 검사를 면제하거나 항원검사로 대체하는 전 세계적인 흐름과는 여전히 동떨어진 셈이다. 한 MICE 전문 인바운드 여행사 관계자는 “주로 200~300명 단위로 유치하는데 PCR검사를 동시에 어떻게 할지 장소·시간적으로 고민”이라며 “버스 등을 대절해서 분산시키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지만 쉽지 않다”고 하소연했다. 한국여행업협회(KATA)는 인바운드 회복을 위해 방한 외국인관광객 전용 PCR검사센터 운영 등을 꾸준히 요구하고 있다.  

관광 인프라 정비도 시급하다. 외래객이 주요 고객층이었던 3~4성급 호텔 다수가 경영난을 이겨내지 못하고 폐업 절차를 밟았고, 식당 섭외 및 버스 대절 등도 난관이다. 한 인바운드 여행사 관계자는 “코로나 이전에 이용했던 버스회사의 차량이 74대에서 38대로 줄었다”며 “사태 장기화에 기사들이 배달 등으로 눈을 돌리면서 기사를 찾기도 쉽지 않다”고 어려움을 표했다. 이어 “외국인 단체를 받던 식당들도 오랜 거리두기 시행으로 소규모 내국인들 위주로 영업 방향을 바꿨다”고 덧붙였다. 여행사 인력 문제도 남아있다. 예약은 없고 문의만 많은데, 당장 자금 확보가 어렵다보니 인력을 복귀시키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지적도 많다.  

한편 4월1일 기준 기존 무사증 입국 가능 국가 중 무사증 입국이 잠정 정지된 국가(16개국)는 ▲마카오 ▲브루나이 ▲사우디아라비아 ▲일본 ▲쿠웨이트 ▲타이완 ▲홍콩 ▲그레나다 ▲파나마 ▲페루 ▲뉴질랜드 ▲미크로네시아 ▲사모아 ▲솔로몬제도 ▲키리바시 ▲통가다. 

이은지 기자 / 출처 : 여행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