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여기어때의 항공권 발권수수료 0원 프로모션에 경계의 시선이 모였다. 다른 업체들까지도 합류해 불필요한 경쟁으로 번지거나 발권수수료 제도 자체의 목적이 흐려지지 않을까 우려해서다.

발권수수료(Travel Agent Service Fee, TASF)는 2010년 항공사들이 여행사에 제공하던 수수료(Commission) 제도를 폐지한 이후 여행사들이 수익성 보존을 위해 머리를 맞대어 만든 제도다. 2017년 도입 초기에는 가격경쟁력 하락과 소비자들의 심리적 저항에 살짝 흔들린 적도 있지만 주요 BSP여행사들이 대부분 동참했고 안정적으로 정착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하지만 이후 후발 주자로 항공권 시장에 뛰어든 마이리얼트립, 트리플 등 신규 업체들이 한동안 발권수수료 0원 정책을 유지해 기존 여행사들과 신경전을 벌였는가 하면, 지난해 말에는 기존 여행사들도 국내선 발권수수료 0원 경쟁에 뛰어들며 공든탑을 무너뜨린 적도 있다.  

현재 대부분 여행사들은 국내선 편도 1,000원 수수료 정책으로 다시 돌아왔고, 국제선의 경우 편도 1만원의 발권수수료를 포함해 항공권을 판매 중이다. 마이리얼트립과 트리플은 국내선 발권수수료만 뒤늦게 도입하고 국제선에 대해서는 아직도 수수료를 받고 있지 않다. 여기에 최근에는 여기어때가 5월3일 항공 서비스 론칭을 기념한 발권수수료 0원 프로모션을 시작하며 시선을 끌었다. 여기어때는 4월28일 “최소 5월까지는 국내선은 물론 국제선 발권수수료도 0원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향후 기간을 더 연장할 수도 있다”고 밝히면서도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다”고 여지를 남겼다.

기존 여행사들은 우려하는 분위기다. 국제선 운항률이 2019년의 약 10%에 불과한데다 해외여행 시장이 온전히 회복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4월28일 현재, 아직 발권수수료 0원 경쟁에 동참한 여행사는 없다. 다만 한 여행사 관계자는 “다른 후발 주자들이 출혈 경쟁에 동참할 경우 여행사에도 여파를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또 “발권수수료는 여행사들이 서비스 대행에 대한 합당한 권리를 확보하고자 도입한 제도인 만큼 소비자들에게도 일관된 메시지를 보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여기어때가 신규 업체라고 해도 장기적으로는 발권수수료 0원을 유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또 다른 여행사 관계자는 “여행사들은 판매 볼륨에 따라 특가나 인센티브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데 신규 업체들은 발권수수료가 아니면 가격 경쟁력을 가지고 가기 어렵기 때문에 수익원을 마케팅 비용으로 활용하는 것”이라며 “볼륨이 커지면 발권수수료 없이는 유지하기 어려운 구조라 언젠가는 막을 내리게 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손고은 기자 / 출처 : 여행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