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다낭 30만원대 초특가 상품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여행사들은 수요 회복을 위한 초기 마케팅이라고 일축했지만 추후 코로나 이전 수준의 가격 덤핑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현재 다수의 여행사들이 다낭 3박5일 패키지를 최저 39만9,000원부터 판매하고 있다. 모두투어, 노랑풍선, 인터파크투어, 교원투어 등이다. 참좋은여행은 5월4일 선착순 이벤트로 다낭·하노이 상품을 39만9,000원부터 판매하기도 했다. 홈쇼핑도 치열하다. 5월1일 인터파크투어가 홈앤쇼핑에서 다낭 패키지를 39만9,000원부터, 같은 날 교원투어가 롯데홈쇼핑에서 빈펄 다낭 패키지를 49만9,000원부터 판매했다. 베트남 시장 회복과 여행수요 선점을 위한 여행사들의 발 빠른 움직임이다. 기존 한국인 3위 여행지라는 상징성과 저가 마케팅에도 불구하고 베트남 시장 회복은 아직 더디다. A여행사 관계자는 “사실 베트남 예약이 눈에 띌 정도로 올라오고 있지는 않다”며 “현재 미주·유럽 등 타 지역과 비교도 되지 않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쇼핑과 옵션은 지울 수 없었다. 30만원대 다낭 패키지 상품을 살펴본 결과, 왕복 항공료, 호텔 숙박, 일정상 관광지 입장료 등이 포함돼 있었다. 유가 급등으로 인해 유류할증료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항공료만 내는 셈이다. A랜드사 관계자는 “한 LCC가 특가 운임을 제공하기에 가능한 가격”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귀국용 PCR검사와 코로나 치료비 보장 보험을 지원하는 상품도 많았다. 그러나 대부분 40~50달러 상당의 가이드·기사 경비를 따로 지불해야 하고, 쇼핑센터 3회 방문과 옵션투어가 포함된 상품도 수두룩했다. 다만 이들 상품은 일부 날짜에 한정된 것으로, 해당 날짜를 제외하면 69만9,000원 이상의 가격대를 보였다. B여행사 관계자는 “수익을 포기하고 특정 날짜 한정으로 여행수요를 끌어올리기 위한 일종의 ‘마중물’ 마케팅”이라고 전했다. 여행 재개 초기이니만큼 일단 출발시키겠다는 의지다.

베트남은 항공 공급이 급속도로 증가하면서 출혈 경쟁이 심화된 시장 중 하나다. 코로나 이전에는 29만9,000원 상품이 일상이기도 했다. B랜드사 관계자는 “마이너스에 마이너스를 떠안은 상태”라며 “현지 물가가 많이 올랐고, 고객 수도 확연히 줄어 이대로 가다가는 수많은 랜드사들이 올해를 넘기지 못할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이제 앞으로가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초기 저가 마케팅 수준에서 마무리된다면 타격이 크지 않겠지만, 출혈 경쟁으로 이어진다면 또다시 ‘수익성 악화’라는 굴레에 빠질 수밖에 없어서다. 쇼핑과 옵션의 경우 강제성이 없다고는 해도 고객 만족도와 이어질 수 있는 문제다. 과도한 저가 마케팅이 장기적으로 이어진다면 건전한 여행 재개를 막는 장애물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높다. 코로나 시기를 출혈 경쟁에서 탈피하는 기점으로 삼아야 한다는 업계 내 목소리가 적지 않았던 만큼 앞으로의 행보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이은지 기자 / 출처 : 여행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