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수요 회복이 정체되면서 최소인원을 채우지 못해 해외 패키지여행을 떠나지 못하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주요 여행사들이 현재 판매 중인 해외 패키지상품을 살펴보면, 대부분 8~10명의 최소 출발 인원 조건을 두고 있다. 목적지에 관계없이 출발이 임박했음에도 확정되지 않은 상품도 여럿이다. A여행사 관계자는 “사실 정확한 집계는 어렵지만 최소인원 미달로 출발하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라며 “현재 목적지의 여행 관련 제약 및 항공편 부족 등으로 패키지 중심으로 운영 중이고, 특히 일본의 경우 가이드 동행이 필수라 10명 이상 단체를 꾸려야 하는데 모객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여행자들은 ‘모객이 이렇게 안 될 줄 몰랐다’며 당혹감을 내비쳤다. 7월 초 다낭 상품을 예약했던 A씨는 미리 휴가까지 낸 상황이었지만 출발 전날까지도 확정이 안 돼 마음을 졸였다. 뒤늦게 여행사로부터 예약한 날짜의 이틀 뒤 출발 상품으로 변경하겠냐는 제안을 받고 우여곡절 끝에 여행을 떠났다. 또 다른 고객은 “가격 부담에 일부러 추석 연휴를 피해 8말9초에 유럽상품을 예약했는데 결국 인원미달로 연휴에 가게 됐다”며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게 돼 불만이지만 그렇게라도 여행을 가고 싶다”라고 토로했다.

출발확정이었지만 기존 예약자의 취소로 목적지를 바꿔야 했던 경우도 나왔다. 동유럽 4국 9일 상품을 예약했던 한 여행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출발확정 표시를 보고 안심하고 예약했는데 출발 보름 전에 4명이 취소해 무산됐다”며 “여행사에서 같은 날짜에 출발하는 서유럽 상품을 추천해줘서 당초 예산보다 20만원을 더 내고 다른 곳을 가게 돼 아쉽다”고 말했다. 예약조차 엄두가 나지 않는다는 하소연도 있다. 일본여행 커뮤니티에서는 “일본 소도시 고유의 느낌을 만끽하고 싶어 날짜별로 조회해 봐도 예약인원이 0명인 경우가 대부분이라 시도조차 어렵다"며 속상함을 내비치는 글도 찾아볼 수 있었다. 

여행사들은 현 상황을 ‘딜레마’라고 일컬었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항공공급이 정상적이지 않은 현 시점에서 여행사는 항공좌석을 확보하는 동시에 여행수요도 진작시켜야 하는 상황"이라며 "여행수요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아 결국 하드블록을 떠안은 여행사들은 코로나 이전으로 회귀해 10여명 이상의 다인원으로 묶어 판매를 진행할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무엇보다 코로나 상황이 안정을 찾고, 해외입국자 코로나 관련 제한 조치를 해제해 여행수요를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은지 기자 / 출처 : 여행신문